안녕하세요. 고아름 편집장입니다.
종강호로 여러분께 다시 인사드리며,
이 계절의 끝자락에 한 번 더 멈춰봅니다.
한동안 눈앞을 흩날리던 벚꽃이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창밖 나무들은 제 몫의 푸르름을 당연하다는 듯 머금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일은 늘 이렇게 갑작스럽습니다.
그러나 봄의 끝자락에 서 있으니 오히려 모든 것이 선명해지는 기분입니다.
지나간 시간들과 그 안에서 고군분투했던 우리의 모습이.
계절이 끝나고 있다는 감각은,
거꾸로 우리가 분명한 시간을 살아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묵묵히 글을 쓰고, 지우고, 다시 쓰며 보내온 지난 몇 달.
모니터 앞에서 머리를 쥐어뜯던 밤.
뜻밖에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고 스스로 뿌듯해하던 새벽.
문장 한 줄을 두고 며칠을 고심했을 시간.
다 써놓고 선뜻 내놓지 못한 채 수정을 거듭한 순간.
때로는 들뜨고 때로는 지치기.
그러면서도 멈추지 않았던 우리의 시간이었습니다.
쓰는 일에 정답은 없다는걸, 우리는 조금씩 깨달아왔습니다.
그저 단단하고 솔직한 문장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끝까지 우리를 붙들고 있었음.
그래서인지 이 봄이 유난히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계절을 함께 지나온 여러분께 마음 깊이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누군가는 이 시간을 통해 조금 더 확신을 갖게 됐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여전히 길을 묻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괜찮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거리만큼의 우직함이 우리를 앞으로 이끄리라 믿습니다.
이번 학기 발행은 여기까지입니다.
개강이 찾아오면 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대신문 편집장 고아름 올림.